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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중국 클래식의 약진 더 놀라운 광주시향의 정체-백홍승의 클래식 카페 – 오케스트라 운영에 대해서

광저우ㆍ상하이 등 메이저들 자본주의 운영방식 도입, 지방정부 많은 예산 보조

2016년 광주시향은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오케스트라 연맹 정기총회에서 회원단체로 가입하였다. 회원 오케스트라들이 가입 후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여러 오케스트라와의 지속적인 교류활동을 통한 단체 간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교류 음악회와 연합 공연 등을 기획하기도 한다.

1~2년 간격으로 매회 개최국을 바꾸어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친목도모 행사와 세미나 등을 진행한다. 여기에서는 각 나라 오케스트라의 활동과 운영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당시 오프닝 심포지움에서 필자는 ‘한국 교향악단의 운영체계와 시대 변화에 따른 전망’이란 주제로 발제했었다. 이 주제를 선택했던 이유는 오케스트라 운영체계는 사실상 오케스트라의 존망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프로 오케스트라는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의 오케스트라가 시립예술단체로서 모든 운영비를 100%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적어도 미래 예측이 가능한 매우 안정적인 운영제도라 할 수 있겠다.

한편 미국과 일본 등의 프로오케스트라는 간단히 설명하면 대부분의 오케스트라가 법인체(法人體)이다. 말하자면 일반 회사처럼 운영이 되는 것인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받는 지원금이 매우 적어서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케스트라 사무국에서는 당연히 수익 구조에 최고로 민감할 수 밖 에 없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일본의 프로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연간 최하 100회에서부터 많게는 무려 200회 이상의 살인적인 공연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운영체제 중 어느 쪽이든 절대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단정 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 거기에는 수많은 장점과 단점들이 각각 내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운영체계를 혼합한 중간 형태의 운영방식도 있다. 주로 서구 유럽 등에서의 운영 방식인데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지방 정부 등에서 보조해 주지만 예산 전체를 보전해 주지는 않는다. 오케스트라 운영의 자율성은 보장되지만 일정량 수익발생 측면에서의 의무도 수반해야 하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이마져도 줄어들고 있는 곳이 많아 오케스트라의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필자의 지인들을 통해 들은 유럽 현지의 사정들은 옛날 그 빛나던 영광이 정말 있기는 했을까 라는 의심이 들만큼 너무나 딱한 경우도 있었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클래식 음악의 본 고장 유럽에서의 클래식 음악의 몰락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서서히 진행 되어 왔었는데 이제는 심각한 경영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는 다르게 요즘 중국에서는 클래식 붐이 국가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수 천만 명의 어린 학생들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따라서 이 엄청난 잠재적 클래식 시장에 대한 관심과 러브콜은 세계 톱클래스 오케스트라, 유명 솔리스트나 지휘자들에 이르기까지 뜨겁기만 하다.

물론 잠재적 시장이 거대하다는 점과 향후 그 투자에 따른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지 지금 현재의 전체적인 문화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예를 들면 아직도 중국 여러 곳에서는 클래식 공연 중 전화를 받는다거나 음식물을 먹기도 하고 심지어 흡연을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2016년 아시아-태평양 오케스트라 연맹 정기총회의 심포지움에서 확인한 것은 중국 교향악단의 비약적인 발전상과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엄청난 문화 인프라였다.

당시 총회에서 만난 중국 국립교향악단, 광저우 심포니 등 중국 여러 오케스트라 사무국 직원들의 전문성과 업무 능력도 상당히 뛰어났었다. 가히 충격적인 경험을 한 후 필자는 중국에 대한 모든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고 겸손해질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자된 초현대식 클래식 전용홀과 오페라 극장들은 부러움과 동시에 쇼크로 다가왔다. 충격적 경험의 피크는 중국 프로오케스트라들의 운영방식이었다.

국가로부터 필요 예산 전체를 지원받고 있는 중국 국립교향악단을 제외하고는 광저우, 상하이 등 중국의 대표적인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운영방식이나 체계가 너무나 유연하고 합리적이라는 점이 그저 놀라웠다. 말하자면 자본주의식 운영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예를 들면 앞서 설명했던 서유럽 국가들처럼 운영비의 상당 부분(약50~70%)을 지방 정부 등에서 보조해 주지만 예산 전체를 보전해 주지는 않으며 운영의 자율성은 보장된다. 일정량 수익창출의 의무도 수반해야 하는 구조이다. 이 부분은 단원들의 처우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매우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더욱이 발생한 수익 부분들은 단원들의 급여 등에 반영되는 등 일종의 인센티브 제도까지 도입되고 있는 오케스트라도 있다는 것이 솔직히 처음에는 잘 믿어지지 않아 리셉션 장에서 다시 한 번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었다.

공산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 운영에 있어서의 이 놀라운 유연성이 중국 오케스트라 전체의 약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2018년 상하이에서 개최될 2016년 아시아-태평양 오케스트라 연맹 정기총회는 신축 상하이 복합 문화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2016년 당시 상하이 관계자는 “2018년 총회에 참석하시면 정말로 놀라운 시설을 보여주겠다”며 자랑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우리 광주시향의 운영체계도 변해야한다. 조례와 규정 때문이라는 말만 반복하지 말고 과감한 입법을 통해서라도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예산 지원 등에 있어서도 형평에 맞는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 시향은 8개 시립예술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클(현재 86명) 뿐만 아니라 연간 최소 40여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해야 하는 단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공연 기획 예산은 8개 단체 중 6번째 순위의 규모다. 심지어 교향악단보다 공연 예산 차이가 두 배, 새 배씩 차이가 나게 많은 예산을 배정받은 단체들도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물론 예산 분배에 관한 구체적인 근거에 관한 설명은 들을 수조차 없었다. 반복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들 중 한 가지 예(例)만 들었지만 매번 이런 식이다.

그렇다고 부족한 예산을 만회 할 수 있도록 기부금 모집이나 자율적인 수익 사업도 역시 불가능하다. 초과 수입에 대한 단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도 처음부터 어려워 획기적인 단원들의 처우 개선은 사실상 ‘공염불’에 그칠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단체의 법적 성격으로 인한 제약 사항들이 너무나 많아 실제로 자율적으로 진행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의 교향악단 운영체계만도 못하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확립돼야 만이 ‘문화수도’의 자격도 있고 ‘예향’이라는 말도 자연스러울 것 같다.

광주시향의 수준이 곧 광주의 문화 수준인 것이다. 누누이 반복하여 말하고 있지만 한 나라나 도시의 오케스트라 수준이 그곳의 문화예술 수준 전반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은 이미 보편적인 견해이다. 경제적ㆍ문화적ㆍ예술적 역량이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가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이다.

지금 광주시향은 획기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느냐 마느냐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보다 파격적인 변신과 실천적 행동이 따라야 다가올 변화들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세상은 하루하루 너무나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에 눈을 뜬 중국의 천지개벽 같은 놀라운 변신이 솔직히 두렵다.

 

광주시향 운영실장 백홍승의 클래식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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