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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버클리 음대 교수, 학생 성폭행 파문

학교 측 대처 미흡...다른 학교에서 가해자 계속 일해

[Orchestrastory]

 

미국 보스턴에 있는 명문 버클리 음대에서 몇년전 교수가 학생에게 행한 성폭행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학생들은 학교 측이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가해자가 버젓이 학교를 옮겨 다니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제프 갈린도(Jeff Galindo) 교수는 재즈 뮤지션이자 버클리 학생들로부터도 인기가 많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피해 여학생은 갈린도 교수도 참석한 한 파티에 갔었고, 파티가 끝난 후 술에 취한 여학생을 그가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 뒤 집에서 성폭행을 한 것입니다. 갈린도는 이후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이 학생에게 “미안하다”고 하며 “끝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습니다.

버클리 음대에서 이번 사건을 개별 성폭행으로 보지 않고 더 심각하게 다루는 이유는 지난 2008년 이후 갈린도를 포함해 세 명의 남자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 또는 성폭행한 사실을 새로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학교 측은 피해자에게 주변에 알리지 말 것을 요구하고 금전적인 합의 등을 끌어냈다고 학생들은 보고 있습니다.

물론 학교는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라 밝히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학교 차원에서 이런 범죄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평소에 성범죄 등 교내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즉시 신고해 조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버클리 음대의 분위기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여성들을 추행, 강간했다고 폭로된 할리우드의 유명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과 그 이후 일고 있는 “나도 당했다” 캠페인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여러 이유로 입을 다물어야 했던 피해 학생들이 더 이상 숨어있지 않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갈린도에게 폭행을당한 여성도 2012 년 학교 측에 처음 이야기했을 때 “갈린도가 다른 학교에서도 일하지 못할 것”이라고 학교 측으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법원에 고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강한 제재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허망하게 무너졌습니다.

이후 갈린도는 보스턴의 다른 학교인 뉴 잉글랜드 컨서버터리에서 계속 강단에 서왔습니다. 2016년 그의 재직 사실을 알아낸 이 여성은 이 학교에 그의 성폭행 사실을 고발했고 결국 그의 계약은 갱신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보스턴 바로 옆 캠브리지 소재 바드 대학교 롱지 음대에서 지난주까지 일했습니다. 피해 여성이 신고할 때까지 아무 문제 없이 일을 한 것입니다.

갈린도의 교직은 여기서 끊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웨스턴에 소재한 대학 예비 학교 리버스 스쿨에서 파트 타임 교수로 2015년 이후부터 일하고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갈린도가 좋은 추천을 받아 학교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피해 여성의 고발 이후 최근 갈린도는 이 학교에서도 해직됐습니다.

갈린도처럼 성폭행 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학교를 옮겨 다니며 계속 일을 하는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버클리 음대 학생들은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고 곧 약 300개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교내에서든 교외에서든 이런 범죄를 저지른 교직원의 전입 및 근무를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버클리 음대의 유명한 재즈 색소폰 연주자인 그렉 오스비 교수도 지난 2012년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가 있습니다. 여학생에게 압력을 가해 성관계를 갖은 혐의입니다. 대학 졸업 이후 성공적인 음악 커리어를 걸었던 이 여성도 결국 모교에 오스비를 고발했습니다. 다른 피해 학생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 여성도 처음 학교에 일어난 일을 설명했을 때 침묵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합니다.

오스비는 이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자신은 잘못한 일이 없었으나 가르치는 직업에 회의를 느껴서 당시 학교를 그만뒀다는 주장입니다. 게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퇴직 보상금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피해 학생들의 공통된 공포는 이차 피해입니다. 학교 측에 고발하고 피해자로서 보호나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학금 등 지원을 받을 때 따를 수 있는 불이익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교 측에서 “말하지 말라”고 주문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버클리의 ‘갈린도’ 사태는 대학교에 음성적으로 만연한 교직원의 학생을 상대로 한 성범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교수들은 음악업계에서 주도권과 힘을 쥔 사람일 수 있기 때문에 불이익을 두려워한 피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 “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이제 더 이상 피해 학생들은 이차 피해를 적어도 덜 걱정해도 된다는 자그마한 희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피해 여성은 “난 지금도 버클리 음대 학비 융자를 갚고 있고 앞으로 적어도 7년을 더 내야 한다”며 “학교를 생각하면 그 사건을 절대 잊을 수 없는데 학비 융자를 다 갚고 나면 과연 잊혀질까 모르겠다”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스토리 송훈정 기자
orchestrasto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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