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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국 클래식 음악의 메카는 LA필하모닉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Orchestrastory]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유명한 오케스트라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동부의 뉴욕 필하모닉을 고를겁니다. 그러나 이번에 뉴욕 필하모닉의 176회 정기 시즌 모습을 보면, 오히려 반대로 서부 끝에 있는 LA 필하모닉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 정기시즌이 개막하는 첫날 많은 관객들은 내년부터 정식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는 얍 반 츠베덴의 얼굴이 아니라 지난 17년간 LA필하모닉의 CEO 및 이사회 의장이었던 데보라 보다(Deborah Borda)를 더 많이 보게 됐습니다.

오케스트라 뒷 배경 스크린에는 새로 뉴욕 필하모닉의 CEO 및 의장으로 부임한 보다의 얼굴이 크게 강조됐습니다. 더군다나 보다는 사진에서 뉴욕의 명물이자 뉴욕 필의 주공연장인 데이비드 게펜 홀이 있는 ‘링컨 센터’ 컴플렉스가 아닌 LA 필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옆에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뉴욕에 깃든 LA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뉴욕 필은 필립 글래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으로 정기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이 곡은 2년전 LA 필이 초연했기 때문에 뉴욕 필이 이를 선택한 일은 우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주 뉴욕 필은 LA 필이 위치한 할리우드 유명 영화음악을 대거 작곡한 존 윌리암스를 소개하며 ‘스타워즈’ 사운드트랙을 스크린과 함께 공연했습니다.

이런 LA의 영향력은 클리블랜드에서도 나타났고, 3년전 처음 제작되어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간판이 된 ‘영리한 새끼 암여우(The Cunning Little Vixen)’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레오시 야나체크의 1924년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의 제작자 및 감독인 유바 샤론은 LA 정부의 예술산업 국장이자 LA 필의 예술인 협업자(artist-collaborator)로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LA와 LA 필의 영향력이 미국 전체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해서 크게 놀랄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LA 필의 연간 예산 1억2000만달러(약 1400억원)만 해도 뉴욕 필 보다 60%나 더 많고, 중요한건 적자도 아닌 균형 예산입니다.
할리우드의 자금력, 제작력, 상상력, 기술력 등의 총 영향력은 이미 미국 문화 예술 산업 전체에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보다의 뉴욕 필 부임은 뉴욕 필 팬들에게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LA와 할리우드 환경의 창의력을 가져올 것은 당연하고, 뉴욕 필이 말러, 토스카니니, 번스타인 및 불레즈가 상임지휘자로 활동했을 때 가졌던 선 굵은 이미지를 다시 복원할것이다 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뉴욕 필 팬들은 현재의 뉴욕 필은 적자상태이지만, 17년전 보다가 LA 필에 부임했을때와 비슷한 상황이고, 그녀가 LA필에서 이룬 업적과 성과가 뉴욕 필에서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뉴욕 필은 또한 오케스트라를 빛낼 유명 상임지휘자 찾기에 나설 전망입니다.
지난 1991년까지 약 13년간 있었던 주빈 메타 이후 뚜렷한 스타 지휘자가 없었다는 평입니다. 현재 LA필의 음악감독을 맡은 구스타보 두다멜 정도 또는 그 이상의 이름값을 하는 지휘자가 있어야 한다는 내외부 의견입니다.

보다를 비롯한 LA의 기운이 뉴욕 필에 감돌다보니 내년부터 정식 음악감독으로 부임하고 올해는 선임지휘자로 활동하는 얍 반 츠베덴은 주된 관심에서 밀리는 양상입니다.
츠베덴은 달라스 오케스트라와 내년까지 계약이 있는데다 뉴욕의 냉정한 클래식 산업 및 언론은 그의 부임에 그다지 큰 환영의 박수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츠베덴은 연주자들에게 아주 강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어떤 비젼을 제시하고 새로운 것을 해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표준 레퍼터리’ 공연을 잘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러다보니 보다의 부임이 가져온 ‘LA 기대감’에 츠베덴이 눌린다는 평입니다.

이번 정기시즌 공연에서 ‘묵직한’ 뉴욕 필이 ‘환희적인’ LA 필의 모습을 보여주려한 시도는 있었지만, 여전히 개선되야 할 점도 있었습니다.
한 예로 LA 필은 작곡가나 유명인사가 관객석에 보통 앉습니다.
솔로 연주자도 콘서트 후반에 객석으로 돌아와 앉습니다. 그만큼 오케스트라와 일반인들과의 호흡, 하나됨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뉴욕 필은 이번 공연에서 필립 글래스를 박스에 따로 앉히는 등 그가 이번 콘서트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음악 평론가들이 자유롭게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LA 클래식 산업의 영향력은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징후가 있습니다.
이번에 런던 심포니(LSO)로 부임한 사이몬 래틀이 지지난주 베를린 필하모닉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을 때 마찬가지로 야나체크의 오페라를 선택했고, 무대 감독을 맡은 사람은 UCLA(캘리포니주립대 LA) 교수이자 유명 오페라, 연극 감독인 피터 셀러스 였습니다.

과연 앞으로 미국 클래식계가 LA 필하모닉의 영향력이 얼마나 좌우하게 될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오케스트라 #LA필하모닉 #뉴욕필하모닉 #데보라보다 #LA필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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