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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스트들이 실내악을 하는 이유

혼자할때는 못느끼는 함께하는 음악의 즐거움 느껴.

혼자하는 음악이 아닌 둘 이상 또는 몇몇이 함께하는 음악의 즐거움. 실내악의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런 것 아닐까요?

2~10명의 적은 인원이 각자의 악기를 단독주자로서 연주하며 2중주·3중주·4중주·5중주 등 다양한 형태로 하모니를 만드는 게 실내악입니다. 국내에선 아직 오케스트라 만큼이나 주된 분야가 아니긴 하지만 분명한 매력과 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 협연보다 섬세하며 각 악기의 개성이 살아있다는 점, 솔리스트의 독주와 달리 다양하고 풍성한 어울림이 있다는 점에서 실내악을 깊이 사랑하는 마니아들도 많이 있습니다. 더욱이 실내악은 독주와 반주라는 주종관계가 아닌 연주자 서로가 대등한 입장에서 펼쳐지는 합주이기 때문에 ‘함께’의 가치가 두드러지며 친밀함을 자아냅니다.

이런 실내악의 매력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모토로 2006년 출발해 매년 서울의 봄을 클래식으로 물들인 이 축제는 올해로 13회째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오늘 15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2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에서 다양한 주제로 실내악 향연을 펼치게 됩니다.

개막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인사동의 모 호텔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이 축제를 기획한 강동석 예술감독과 피아니스트 제레미 메뉴힌, 플루티스트 최나경, 호르니스트 에르베 줄랭, 첼리스트 에드워드 아론, 클라리네티스트 로망 귀요가 참여했습니다.

첼리스트인 에드워드 아론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참여하는 소감을 묻자 “10년 넘게 참여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서 실내악의 풍부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즐겁다”라며 “각국에서 온 인정받은 연주자들과 함께 보석 같은 곡들을 연주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눈다는 것이 기쁘다”고 답했습니다.

플루티스트 최나경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는데요. 그는 “SSF에 오시는 연주자들은 솔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 또 이 자리가 아니면 뵙기 어려운 분들인데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서 같이 연주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밝히며 “1년에 한 번씩 여기서 만나면 정말 반갑고 또 음악을 연주하는 순수한 기쁨을 간직한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클라리네티스트 로망 귀요에게 SSF가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묻자, 그는 “서울은 모든 것이 흥미롭다”며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공연도 계속 해왔고 2015년부터는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실내악은 본인의 에고(ego)를 줄이고 참여하는 건데 이런 경험이 특별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음악교육은 본인의 에고를 극대화 하는 방향인데 반해, 로망 귀요의 말이 어색하게 들리는 솔리스트분들도 많을것 같습니다.

예술감독을 맡은 강동석은 프로그램을 짜는 데 있어 유의한 점에 대해 “프로그램을 짤 때는 밸런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음악과 잘 알려져서 익숙한 곡들을 골고루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호르니스트 에르베 줄랭에게 호른을 연주할 때 취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호른은 마치 확성기라고 생각한다”며 “무대에서 노래하듯 연주하고, 호르은 그걸 확성시켜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강동석 예술감독은 “호른은 연주하기 힘든 악기인데 에르베 줄랭은 호른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다른 호른 연주자와는 다르다”며 “악기 자체의 특징을 잊고 음악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때문에 특별한 연주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실내악의 매력을 묻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 물음에 플루티스트 최나경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내악의 매력은 여러 사람이 같은 곡을 함께 연주하는 것에 있어요. 각자의 개성을 가진 연주자들이 모여서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맞아’ 이게 아니고 서로에게 맞춰가며 연주하는 게 정말 멋지고, 심장박동이 같이 뛰는 느낌을 받아요. 같이 완성했을 때의 만족도가 혼자 완성했을 때보다 더 큽니다. 같이 하면 재미있고, 한국 문화는 나이를 중요시하는데, 어린 연주자들과 대가들이 같이 연주할 때 나이나 그 외의 모든 격차를 벗어나 연주하는 게 실내악의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렇듯 실내악과 오케스트라의 공통점은 ‘함께 하는 음악의 즐거움’ 입니다.

 

오케스트라스토리 김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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