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오케스트라에서 은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3명의 연주자 퇴임하며 밝힌 소감들

한 곳의 오케스트라에서 무려 36년간 재직한 연주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제 늙고 힘들어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합니다. 36년이라는 세월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로서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줄까요.

미국의 캔사스 시티 심포니에서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3명의 연주자가 퇴임합니다. 튜바 수석인 스티브 시워드(Steve Seward)와 바순 연주자인 마리타 애브너(Marita Abner), 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 연주자인 켄 로렌스(Ken Lawrence)가 그들입니다. 이들은 지난 1982년 이 오케스트라가 창단될 때부터의 멤버입니다.

“36년이 쏜살같이 지나갔네요.” 그동안 이들은 명성이 높은 지휘자들과, 첼리스트 요요마를 비롯한 셀 수 없이 많은 연주자들과 공연을 펼쳐왔습니다.

튜바 연주자인 스워드는 “튜바는 육체적인 힘이 필요한 악기입니다. 무게가 약 20kg이나 나가죠. 수년 전부터 무게감과 호흡에서 무리가 왔다는 것을 느껴왔습니다. 지난해에 다른 오케스트라에서 제의가 왔지만 10년 전이라면 몰라도 이제는 할 수 없었죠.”라고 퇴임 이유를 말했습니다.

잉글리시 호른 연주자인 로렌스도 “나도 마찬가지. 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 역시 육체적인 힘이 필요한 악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세월에 대한 소감은 어떨까요.

애브너 : “많은, 다양한 상임 또는 객원 지휘자들, 훌륭한 솔리스트들과 놀라운 곡들을 연주해왔습니다.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그 자체가 특별한 문화 속에서 말이죠. 이런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시워드 : “즐겁죠. 36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네요. 몸이 힘들어지기 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내가 얼마나 이 일을 했지?’ 자랑스러운 경력입니다. 대단합니다. 꿈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로렌스 : “난 오케스트라에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음악인은 1,000분의 1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쉬운 일은 아니죠. 언제든지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러나 만약 오케스트라에 자리를 잡았고, 또 36년을 재직했다면 그렇게 이뤄낸 일을 믿을 수 없을 겁니다.”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할 생각일까요.

애브너 : “그동안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랴, 학생들 가르치랴 아등바등해왔죠. 남편도 이미 은퇴했으니 스케줄이란 것 없이 좀 더 안락하게 지낼 생각입니다.”

로렌스 : “아내가 호숫가에 예쁜 집을 사놨어요. 자기도 은퇴한다고 하더군요. 매일같이 호수에서 낚시를 하며 술 한 잔 할 겁니다.”

시워드 :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을 즐길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동안 금, 토, 일에 일해 왔기 때문이죠. 드라이브와 캠핑도 하고, 또 산타클로스 학교에 들어갈 겁니다.”

이들은 아무런 시설도 없이 연봉 1만 달러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36년을 성실하게, 또 꿈같이 보낸 이들에게 은퇴 후 생활도 ‘놀라운 경험’이기를 바랍니다.

 

오케스트라스토리  김헌수 기자

 

관련기사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Connect with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