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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인종차별의 벽을 깨려는 시도

영국 버밍햄 심포니 홀에서 정기 공연을 하는 ‘치네케(Chineke!) 오케스트라’가 주인공

[Orchestrastory]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연주자들이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에 속속 입단하는 가운데, 인종차별의 벽을 깨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백인위주의 유럽 오케스트라 사회에서도 구성원의 인종 다양성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약 2년전 첫 구성되어 앨범을 냈고 16일부터 영국 버밍햄 심포니 홀에서 정기 공연을 하는 ‘치네케(Chineke!) 오케스트라’가 주인공이다.

치네케는 영국과 유럽 각지 31개국에서 모인 60 여명의 비백인 연주자가 모인 앙상블 오케스트라로, 최근에 막을 내린 영국의 클래식 페스티벌 프롬스(the Proms)에서 있었던 연주로 화제가 됐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치네케의 프롬스 공연을 놓고 “100년 역사가 넘은 프롬스에서 그동안 공연했던 오케스트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연주를 한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프롬스에 참가한 치네케가 런던의 로열 알버트 홀에서 연주했을 때 인종의 다양성에서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나이에서도 참여한 총 80여개의 오케스트라 중에서 가장 젊어서 화제가 됐다.
버밍행 심포니 홀 연주를 마치고 겐트, 벨기에 등지로 순회 연주를 떠나는 치네케 오케스트라는 백인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기존 오케스트라계에 반기를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인종과 피부색을 떠나 실력만으로 평가를 받고 또 연주를 하자는 모토로 모인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주변 사회나 후배, 후세에 미칠 영향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치네케 창립자이자 예술감독인 치-치 느와노쿠는 “치네케에서 함께 일한 연주자들의 국적과 피부색깔을 한 손으로 셀 수가 없다”며 “첫 공연 이후 적지 않은 팬들이 연락해 격려하는 등 관심이 매우 많다”고 밝혔다. 느와노쿠는 아일랜드 모친과 나이지리아 부친을 둔 더블베이스 연주자로 겉보기에는 여느 흑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치네케의 2015년 첫 공연 티켓은 완매됐었고, 느와노쿠나 치네케 단원들은 “흑인은 힙합 등 특정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낸다”는 등의 고정관념에 특히나 도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프로’ 오케스트라 사회의 백인 위주 문화에 반기를 들고 특별히 흑인 위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들이 이미 활동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디트로이트 스핑크스 오케스트라, 애틀란타 아프리칸-아메리칸 오케스트라 및 필라델피아 펄 체임버 오케스트라다.

2015년 치네케의 첫 공연 지휘를 맡았던 WDR 라디오 오케스트라 지휘자 웨인 마샬은 “당시 치네케의 데뷔 연주 지휘를 맡아 대단한 영광이었고 나에게도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었다며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인 마샬도 오케스트라에서 보기 드문 흑인 지휘자다.

치네케 공연에서 여러차례 협연을 했었고 지난 2016년 BBC 주최 청년 음악가 대회에서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던 첼리스트 세쿠 카네-메이슨(Shekkuh Kanneh-Mason)도 비슷한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서구사회에서 오케스트라에서의 인종 다양성 이슈는 관중 입장에서도 눈에 띄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클래식을 전공한 비 백인 전공자들이 많아지고 더 나아가 오케스트라 단원에 아시안 등 유색인종 비율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체 인구나 전공자 비율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백인+남성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미국 오케스트라 연맹(League of American Orchestras)에서 지난해 9월 발표한 ‘오케스트라에서 인종 및 남녀 다양성’ 연구는 최근 10여년 사이에 아시안이나 히스패닉 클래식 전공자가 크게 늘고 있으며 오케스트라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아시안은 2012년 5.3%에서 2014년 9%를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줬다. 반면 흑인 오케스트라 단원 비율은 여전히 1.8%에 맴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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