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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의 작품번호는 누가 정했나?

[Orchestrastory]

작곡가의 작품번호는 마치 수수께끼 암호 같습니다.

이런걸 누가 정했나 싶지만, 조금씩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정보와 조예(?)가 더해지면 더이상 어렵지많은 않죠.

클래식 음악에서 작품번호는 제목이나 다름없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운명교향곡”이라는 부제는 미주나 유럽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Symphony No.5 in c minor op.67입니다.

이같이 많은 클래식 작품들은 흔히 생각하는 제목들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그 당시의 시대 상황과 연관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악가, 작곡가들은 고전 시대 초기까지 교회나 궁전 등에서 주로 고용되어 연주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곡가가 새로운 작품을 썼어도, 고용주가 원하지 않았다면 작품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언제 작곡되었는지 작품의 구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작곡가가 일종의 일련번호를 사용한 것입니다.

일련번호로Opus(오푸스)의 약자 Op.를 사용했습니다. “Opus in Musica” 라틴어로 “음악 작품”이라는 단어에서 Opus(작품)라는 단어만 가져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푸스 번호는 17세기 후반부터 작곡가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푸스 번호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작품의 형식 및 편성을 먼저 표기하고, 그것이 몇 번째 작품인지 표기합니다. 앞서 말한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이 작품은 심포니 즉 교향곡이고, 베토벤의 교향곡 작품 중에 5번째로 작곡되었고, 조성은 다 단조의 곡이며, 베토벤의 모든 작품 중 67번째라는 뜻입니다. 마지막 오푸스 번호는 작곡된 순서이거나 출판된 순서입니다.

작품번호는 나중에 쓰였지만, 출판이 먼저 되는 경우도 있으니 거의 작곡된 시기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작곡가들이 여러 곡을 동시에 출판하면서 같은 번호가 붙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 뒤에 별도의 번호를 부가해 혼동을 피했습니다.

오푸스가 아닌 작품번호도 있습니다. 작품 번호를 사용하지 않은 오래된 작곡가나 여러 이유에 의해서 작품번호가 없는 곡에, 후세 음악학자들이 작품을 정리하며 번호를 붙이고 오푸스 번호 대신에 다른 약자를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바흐의 작품에는 BWV(Bach Werke Verzeichnis)라는 약자를 사용했습니다.
BWV 라는 작품번호는 바흐가 사망한 지 200년이 되던 1950년에 독일의 볼프강 슈미더 (Wolfgang schmieder)가 바흐의 작품을 정리하여 “바흐 작품 목록”을 출판하면서 붙인 작품번호입니다. 바흐의 작품이 늦게 발견되면서 작곡된 연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작품번호는 작곡된 순서가 아니라 장르별로 정리 되어있습니다.

모차르트의 작품에는 쾨헬번호를 사용합니다. K. 또는 KV.로 줄여서 사용하는데, “Kochel-Verzeichnis”의 약자입니다.
음악사학자이자 식물학자였던 루트비히 폰 쾨헬이 1862년에 모차르트의 모든 음악작품에 시대 순서대로 정렬하여 번호를 붙인 것입니다.

쾨헬번호는 초기 모차르트의 작품의 연대는 추정일 뿐이며,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던 작품들도 있고, 소실된 작품들도 있기 때문에 작곡 연도별로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후대 발견된 작품이나 진위가 가려진 작품들이 발견되면서 상당히 많은 변화도 생겼죠.
이후로도 계속된 연구로 1983년에 8판 개정이 있었습니다.

슈베르트의 작품에는 도이치 번호를 사용합니다. D. 라는 약자를 사용하는데, 오토 에리히 도이치(Otto Erich Deutsch)의 이름에서 온 약자입니다.
독일의 음악학자였던 도이치는 1951년 슈베르트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총 998개의 작품에 번호를 붙여 도이치 목록을 발표했습니다.
수많은 슈베르트의 많은 작품 중에 오푸스 번호가 붙어 있는 작품은 160여 개 밖에 없습니다. 작품 번호가 없었기 때문에 작품의 관리 및 검색 등이 불편하여서 도이치는 작품을 정리하여 번호를 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오푸스 번호가 아닌 후세 음악 학자들에 의해 정리된 작품번호를 사용한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베토벤의 작품은 오푸스 번호가 있었지만, 베토벤이 살아있을 당시에 출판되지 않았거나, 그의 유작에는 WoO.를 붙입니다.

1955년 독일의 음악학자 한스 할름과 게으로크 킨스키가 오푸스 번호가 없는 베토벤의 작품 205개에 “작품 번호 없음(Werke ohne Opuszahl)” 이라는 뜻으로 약어 WoO.를 사용하여 정리했습니다.

하이든의 작품에는 Hob.라는 호보켄 번호를 사용합니다. 안토니 판 호보켄이 정리하여 호보켄 작품목록(Hoboken-Verzeichnis)이라는 뜻으로 Hob. 라는 약어를 사용하는데, 작곡된 순서가 아닌 장르별로 분류한 작품목록입니다.

리스트의 작품번호는 S.라는 약어를 사용하는데, 음악학자 험프리 설(Humphrey Searle)이 정리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S.를 사용합니다.

이렇듯 작곡가들의 작품번호 정리에는 음악애호가들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항상 중요하지만 클래식 애호가들이 작품번호 정리에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죠.

오케스트라 스토리 이진영 기자
orchestrasto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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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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