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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콩쿠르는 끝났나?

스타 배출 어려워져 개념 재정립 고심

지난 1974년 피아니스트 정명훈씨가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로 입상하고 귀국하자 시민들은 카퍼레이드로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정명훈 귀국 카퍼레이드 기사

외국이라고 다르지는 않아서 지난 1958년 미국의 반 클라이번(Van Cliburn)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고향으로 돌아오자 역시나 색종이 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이처럼 국제적인 콩쿠르에서 입상하면 스타덤에 오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죠. 이 같은 경험은 수많은 학생과 연주자들을 콩쿠르 무대로 몰리게 합니다. 자국 클래식 기반이 약한 아시아권(한국, 중국, 일본, 홍콩 등)의 음악도들은 국제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콩쿠르를 적극 활용하려 합니다.

물론 그 결과 수많은 성과를 거둬온 것은 사실입니다. 서양에서는 동양권 국가들(그중에서도 한국을)이 콩쿠르 참가자를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할 정도로 지금도 많은 음악도들이 콩쿠르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클래식 음악 비평가인 앤 미젯(Anne Midgette)은 ‘콩쿠르는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피아노 부문에서만 대략 800여 개의 콩쿠르가 열리고 있는 마당에 ‘스타 탄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따라서 콩쿠르 주최측은 경쟁력을 갖기 위해 자신들이 개최하는 콩쿠르의 성격을 과거와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서 루빈슈타인 콩쿠르의 예술감독인 이디쓰 즈비(Idith Zvi)는 ‘우리는 콩쿠르를 경쟁 보다는 좀 더 축제적인 분위기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피아노협회(APA) 회장인 조엘 해리슨(Joel Harrison)은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나서려는 목적이라면 요즘에는 (콩쿠르 보다는) 콘서트라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라고 합니다.

앤 미젯은 ‘짧게 말하면, 전통적인 콩쿠르 모델은 사망했다.’라고 선고합니다. 콩쿠르에서 입상한 것이 더 이상 장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입상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지자 자기 자신의 단련을 위해 콩쿠르에 참가하는 전문 연주가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콩쿠르 주최측도 스타를 배출하는 것 보다는 지역 음악축제와 연계한다던지, 콩쿠르 입상자들을 매니지먼트 해 준다던지 등의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콩쿠르에 힘을 덜 싣는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국내 음악도들이 콩쿠르 입상을 목표로 연습에 몰두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처럼 콩쿠르는 변하고 있다는 것도 꼭 알아야 겠습니다.

 

오케스트라스토리 김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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