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ory

클래식 거장들이 서로 혹평, 악평 등 설전을 벌인 예

그들도 사람 이었던듯

[Orchestrastory]

“이건 음악도 아니다” “두번 들을 가치가 없다”

겉으로 보이기엔 우아한 클래식 거장들이 서로 혹평, 악평 등 설전을 벌인 예가 많습니다. 그들도 사람 이었습니다.

클래식의 세계는 우아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동시대 또는 다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작곡가들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도 독설을 아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말에는 상대방의 작품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들어 있는 것 같지만, 어떤 설전은 일반인들도 자주 하는 감정싸움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유명 작곡가들 간의 독설을 모아 보았습니다. 그 시대의 클래식 음악 판도나 경쟁 관계 등을 알면 더 재미있는 말들입니다.

로시니(1792~1868)는 베를리오즈(1803~1869)의 환상교향곡(1830)에 대해 “좋은 점이 있다면 음악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로시니는 또한 바그너(1813~1883)의 로엔그린(1848)에 대해서도 “아무도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을 처음 듣고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난 두번 들을 생각이 없다”고 퍼부었습니다. 한번은 또 “바그너 작품은 아름다운 순간이 있지만, 약 15분은 최악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낙천적인 성격에 농담을 좋아하는 로시니 성격상 그의 말에 ‘언중유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로시니를 향해 악평하는 사람이 없을리 없습니다. 항상 고뇌하던 베토벤에게 로시니는 철나지 않은 사람으로 보였나 봅니다.

베토벤(1770~1827)은 “로시니의 스승이 그를 더 많이 때려서 가르쳤다면 그는 아마도 위대한 작곡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성격이나 기질상 서로 다르다고 보이는 두 사람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기 어려웠을 듯합니다.

바그너는 쇼팽(1810~1849)을 “오른손만 있는 작곡가”라고 평했습니다. 피아노곡을 주로 작곡한 쇼팽의 대표곡 ‘녹턴’ 등에서 주로 오른손 건반에서만 녹아나는 감미로운 멜로디 특징을 비하하는 평가로 보입니다. 쇼팽의 왼손 주법은 아르페지오 사용이 많아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스트라빈스키(1882~1971)는 동시대 선배뻘인 라흐마니노프(1873~1943)에게 “그는 6피트가 넘는 키의 인상파(scowl)”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키가 작고 말이 많은 성격이었고, 라흐마니노프는 키가 크고 무뚝뚝해 서로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서로 교류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1942년 러시아에서 망명해 미국의 베버리힐즈에 살던 라흐마니노프의 집 멀지 않은 곳에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망명한 스트라빈스키가 살고 있었습니다. 1년 후인 1943년 라흐마니노프가 세상을 떠나면서 두 사람이 가까워질 시간은 충분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프랑스 작곡가 메시앙(1908~1992)에 대해서도 “누구나 잉크만 있으면 메시앙처럼 작곡할 수 있다”고 악평을 했습니다.

말재주가 좋았던 스트라빈스키는 헨델(1685~1759)의 ‘테오도라(1750)’에 대해서도 “아름답지만 지친다. 조각 조각들이 끝나기엔 너무 많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헨델은 베를리오즈로부터도 “돼지고기와 맥주가 섞인 통”이라고, 또 차이콥스키로부터는 “그는 등급을 매길 수 도 없고 흥미롭지도 않다”고 평가받는 등 까마득한 후배들한테 여러 차례 지적을 당했습니다.

동시대를 살았던 차이콥스키(1840~1893)는 무소륵스키(1839~1881)의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놓고 “가장 재미없고 기초적인 뮤직 패러디’라고 혹평했습니다. 이 작품은 전 세계 오페라 공연 횟수 50위권에 해당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민중색 있는 작품이지만 차이코프스키는 전혀 작품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차이콥스키의 배경과 귀족 출신이었다가 혁명으로 몰락해 알콜중독 등에 시달리며 고달픈 삶을 살았던 무소륵스키의 상반된 인생살이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이콥스키는 브람스(1833~1897)에 대해서도 “아주 재능 없는 나쁜 놈”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차이콥스키를 다른 동료가 좋게만 평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영국의 작곡가 브리튼(1913~1976)은 “난 오페라를 무척 좋아하지만, 차이콥스키의 ‘Rake’s Progress’만 제외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독일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 슈만(1819~1896)은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리스트(1811~1886)를 “버릇없는 어린아이”로 불렀고, 영국의 작곡가 아놀드 박스(1883~1953)는 바하 음악에 대해 “바흐 음악의 마지막은 항상 재봉틀을 돌리는 것 같다”고 혹평하는 등 클래식 음악가들간의 경쟁과 평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현실적(!)이고, 인간적(?) 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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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람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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