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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케스트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 이지혜편 Part 3.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오케스트라 준비생들에 대한 조언편

예고해 드린대로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서 제2 바이올린 악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지혜 바이올리니스트와의 인터뷰가 3월12일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됐습니다.
몸이 아파 링거를 맞고 왔다는 이지혜 바이올리니스트는 인터뷰 내내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들려줬습니다. 음악, 오케스트라, 액섭 등 우리가 알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인터뷰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지수 바이올린 수석이 진행했습니다. 같은 악기를 연주하고,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공통점이 있어서 인지 두 분의 수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지혜 악장의 스토리를 전해드립니다. 이번회 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가 오케스트라에 뜻을 둔 후배들을 위한 조언과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Q. 이지수(오케스트라스토리 진행자, 코리안심포니 제1바이올린 수석)

A. 이지혜(바이올리니스트,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

 

Q. 아우스부르크 필 악장 오디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A. 멋모르고 할 때가 제일 좋다고(웃음). 아우스부르크는 공연장 소속이라 발레, 오페라 등 모든 것을 다 해야 해요. 액섭이 25개가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아우스부르크에 가게 된 것도 우연이에요. 콩쿠르가 있어 오프닝 콘서트를 하러 갔는데 제가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를 나온 것을 알고 악장 자리가 비어있으니 오디션을 보라는 거예요. 악장 자리라니까 오케이 했죠. 오디션 준비를 하느라고 정말 많이 들었어요. 악보를 봐 가면서 내가 무슨 악기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그것을 알아야겠더라고요. 저는 아직도 오디션에서 액섭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머릿속으로 흐름을 따라 가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Q. 액섭을 배우지 않았어도 콩쿠르를 준비하는 과정과 실내악 경험을 통해 액섭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한 것 같네요. 만약 한국에서 계속 공부하다가 외국 오케스트라의 악장 오디션을 본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아카데미 오디션을 보러 온 한국 연주자들은 정말 너무 잘해요. 테크닉적으로 너무 깨끗한데 액섭에 가면 흔들리는 거예요. 미국에서 공부할 때 액섭은 깨끗하고 정확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음정, 박자 틀리면 안 된다고. 유럽에 와서 오디션을 보니까 반대인 거예요. 한국 연주자들, 또 동양 연주자들이 아주 깨끗하게 연주하는데 유럽, 독일쪽 오디션을 보려면 독일 오케스트라들이 그 곡을 어떻게 연주하는지 많이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느낌인지 어떤 영감을 가지고 있는 지를 마음으로 느껴야지 들리는 것도 달라지죠. 깨끗하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예요. 물론 액섭에서 실수를 하면 티가 많이 나지만 바이에른 같은 경우에는 실수를 비난하지 않아요. 전체적으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무슨 역할을 하는 지를 보려고 하지 오디션에서도 실수를 가지고 뭐라고 하지 않아요. 오디션을 보려면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고 특히 내가 어떤 액섭을 해야 하는 지를 많이 듣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오케스트라 지망생들에게 중요한건 타이틀이 아닌 음악을 하는것

Q. 본인이 심사위원이라면 오케스트라 오디션에서 응시자들이 가장 중요시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 저도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운이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상처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디션 보는 날 내 느낌이 다르고, 생각하는 게 다르고, 번호에 따라 다르고 그래서 운이 많이 작용하죠. 내 스스로 어떻게 연주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마음가짐을 완벽하게 하겠다는 생각 보다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해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나는 잘했어, 지난 번 오디션 보다는 어떤 점이 좋아진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아요(웃음).
많이 듣고 준비하는 것이 좋지만 오디션은 짧은 시간에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내 목소리를, 내 음악을 심사위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 같아요.

Q.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준비하는 연주자들이나 음대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가는 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타이틀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케스트라나 실내악이나 어디서든지 음악가로서 자기의 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죠. 저도 오케스트라를 해오면서 점점 드는 생각이 ‘이게 내 직업이구나’하는 거예요. 내가 발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점점 커지고, 스스로 충족되는 것이 많아져요. 물론 자신에게 맞는 오케스트라와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이 숙제이긴 하죠. 그래서 스스로를 많이 열어놓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오페라나 발레 등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궁금증을 가지고 다른 문화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저도 독일에 있으면서 책도 많이 읽고 그 문화를 알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사이먼 래틀경이 얼마 전 인터뷰에서 브람스가 한 말을 소개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네다섯 시간 연습하기 보다는 세 시간 연습하고 책을 읽으라고.’ 많이 느끼고 경험을 쌓으라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음악은 기본적으로 듣는 것이니까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에서는 그런 교육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필요한데 연습은 양보다는 질이 중요해요. 많이 하는 것 보다 내가 뭘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 거죠.

기량보다 중요한건 마음가짐

Q. 얼마 전에 비올리스트 박경민이 홍나리씨에 이어 두 번째로 베를린 필 단원이 됐습니다. 미국에 비해 유럽쪽 유명 오케스트라에 입단한 연주자들은 별로 없는데, 한국 연주자들이 입단을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A. 경민이가 너무 잘됐어요.(웃음) 준비라기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아카데미 출신인 한국 사람이 오디션에 왔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의 마음이 닫혀 있었던 것 같아요. 주변과 교류가 없었죠. 바이올린 연주에선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언어 같은 부분은, 제 경우에는 영어가 편했고, 독일에서도 다들 영어를 할 줄 아니까 굳이 독일어를 배울 생각을 안했었어요. 3년 후 독일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니까, 처음 하는 말이 ‘독일 오케스트라는 독일어로 말해야 한다.’라고 하더군요. 그 이후부터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도 잘 하지는 못하는데, 어쨌든 독일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마음을 열더라구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노력을 하지 않고, 혼자서 말도 안하고 있으면 그냥 외국인으로 치부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아카데미에 들어온 한국 학생 중에 비올라하는 학생이 있어요. 그 친구는 독일에서 산지 1년이 됐는데, 독일어가 하나도 안 되는 거예요. 영어도 못하고. 아카데미 책임자분이 통역을 부탁해서 갔는데, 3개월 시간을 줄 테니 대화가 돼야 한다고. 안되면 아카데미에 못 있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 친구는 비올라 연주를 너무 잘하고, 성격도 너무 착해요. 심지어 비올라 수석과 그 친구 얘기를 하는데 비올라 수석이 ‘나보다 더 잘한다.’ 할 정도였죠. 그런데 소통이 돼야 사람들과 지내는 의미가 있고 음악도 더 알게 되고 하는데 그러질 못하더라구요. 저도 수습기간 때 쉬는 시간이나 그럴 때 무조건(?) 까페에서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연주가 끝나고 집에 가고 싶어도 항상 늦게까지 사람들과 맥주도 마시며 대화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사람들과 친밀해지고 한거죠. 언어/문화/교류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독일에서 오케스트라 생활을 하다 보니 미국 오케스트라는 어떤지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주변에 물어보면 대부분 ‘나이스’하대요. 제가 있는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은 음악적으로도 좋고, 너무 가족적인 분위기라서 좋아요. 마리스 얀손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례하지 않고, 카리스마도 있지만 너무 리더십이 좋으셔요. 대화와 소통이 잘되는 모두가 참여하는 오케스트라인 점이 강점이에요. 다행이죠.

후배들이 오케스트라의 ‘맛’을 느끼기를

Q. 국내 음악도들에게 해외유명오케스트라의 선배로서 들려주실 말씀은?
A. 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것 같지만, 오케스트라의 ‘맛’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배울 때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재미를 느끼고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본인이 오픈되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능동적으로 본인이 즐기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오케스트라 수업에 임할 때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누군가가 저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줄 용의도 있어요. 언제든 불러주세요~

Q. 바쁜 일정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오케스트라스토리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다루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시기적으로도 너무 좋은 것 같고, 존경스러워요. 저 때만해도 오케스트라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었는데, 이런 오케스트라 관련 귀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구요.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공감하는 오케스트라 스토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11월에 내한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제가 나서서 연결을 해드리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국내 젊은 음악도들이 오케스트라스토리를 많이 활용하라고 하고 싶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이지혜님께 감사드립니다.

 

The end.

 

※ 톡케스트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이지혜 제2악장 인터뷰 Part1 바로가기!

※ 톡케스트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이지혜 제2악장 인터뷰 Part2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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