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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케스트라] 홍수진 홍수경_ 홍자매 2편 : 폐쇄적인 한국 오케스트라와 달리 외부 연주 자유로와

폐쇄적인 한국 오케스트라와 달리 외부 연주 자유로와

덴마크를 대표하는 국립오케스트라의 동양인 최초 종신 악장과 수석 첼리스트. 북유럽 최고라고 평가받는 피아노 트리오의 멤버. 클래식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바로 덴마크국립방송교향악단에서 활약중인 홍수진, 홍수경 자매입니다.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한국의 자매들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지수 제1 바이올린 수석이 만났습니다.

이들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유학생활의 이모저모, 오케스트라에 소속된 연주자이면서 무려 20년 동안 실내악 연주를 병행하는 이유,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잘 볼 수 있는 팁 등 많은 이야기가 준비돼 있습니다. 인터뷰 내용이 많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홍 자매는 모두 4명입니다. 열렬한 음악애호가인 치과의사 아버지와 음대 교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4자매 모두 어려서부터 음악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다른 두 명의 자매들도 클라리넷과 오보에를 연주합니다. 10대 중반에 비엔나로 유학을 가서 공부했고 수경씨는 비엔나에서 덴마크 출신 피아니스트인 옌스 엘베키예(Jens Elvekjae)를 만나 결혼합니다.

북유럽 최고의 피아노 트리오로 평가 받는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은 이렇게 수진(바이올린), 수경(첼로) 옌스 엘베키예(피아노) 등 가족으로 구성됐습니다. 홍 자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시죠.
[편집자 주]

1편에 이어 계속…

 

폐쇄적인 한국 오케스트라와 달리 외부 연주 자유로와

•유학중에 실내악활동을 선택하였는데, 대부분 솔로 커리어를 생각하고 실내악에 관심을 두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어떻게 실내악의 길로 접어드셨나요?

-홍수경: 그건 저의 남편 때문인데요, 남편이 비엔나 유학시절 다른 바이올리니스트와 실내악을 하고 있었다가 수소문해서 연결된 첼리스트가 바로 저였구요. 남편과 둘이서만 실내악을 하다가 2년 후에 수진언니가 합류하면서 남편의 오랜 꿈이였던 피아노트리오를 1999년에 결성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서로의 음악을 잘 이해하는 언니와 저, 그리고 비엔나에서 오랫동안 듀오로 호흡을 맞춰왔던 남편과 저, 이렇게 만나게 되었더니 세 명의 호흡 또한 너무 잘 맞았고 2-3년 뒤부터 큰 콩쿠르에 입상도 많이 하게 되면서 빠른 시기에 많은 성공을 거둬서 20년 동안 트리오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이지수: 이번에 한국에 왔을 때 리허설을 지켜보았는데 세분이 돌아가면서 의견을 내고 서로 들어주고 또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물론 20년의 내공도 있겠지만 정말 세 사람의 음악적인 코드가 잘 맞아 보였어요.

-홍수경: 정말 희한한 것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만나서 만든 트리오인데 같은 나라와 학교에서 오랫동안 배우면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음악적 언어를 찾아서 함께 음악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울 뿐이에요.

•오케스트라는 실내악을 좀 더 확장시켜 놓은 단체인데, 저희 오케스트라스토리에서 그동안 인터뷰한 외국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항상 하는 얘기가 “실내악을 먼저 공부해라. 오케스트라생활의 밑거름이 된다”라며 실내악의 필요성을 매우 강조했는데 두 분께는 실내악의 존재가 어떤가요?

-홍수진: 저희한테도 실내악은 베이스가 되었죠. 트리오를 안 하고 오케스트라 생활을 했다면 글쎄요. 실내악을 하면서 컨택과 리액션을 하는것, 보통 오케스트라에서는 지휘자가 요구하는 것들에 순발력있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데 실내악을 하다보면 디테일 같은 것들을, 예를 들면 사운드가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 이런 부분은 실내악에서는 숨길 수가 없잖아요. 또 서로 맞춰야하고. 그런 면에서는 정말 독보적인 것 같구요.

오케스트라에서는 지휘자, 각 파트 리더들과의 소통도 중요한데 저희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인 Fabio Luisi는 관과 현의 소통, 서로 들으면서 연주하라고 굉장히 강조하세요.

-홍수경: 훌륭한 지휘자들을 보면 밸런스를 매우 중요시하는데, 저희 오케스트라에도 실내악활동을 활발히 하는 연주자들이 많아서 저희 오케스트라단장도 개인적인 실내악연주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구요, 저희가 실내악연주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다시 오케스트라로 전달하면서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저희가 지속적으로 트리오연주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죠. 단장의 동의 없이는 외부활동이 순조롭지 않을 텐데, 그럼 1년에 몇 퍼센트 정도로 일을 하셔야 되나요?

-홍수진: 저희는 악장이 세 명이고 저의 경우에는 한 시즌당 20~22주 정도로 약 70% 소화하고 있어요.

-홍수경: 저는 적어도 23주 정도는 해야 해요.

-이지수: 한 시즌에 20주정도 소화하시면 그래도 비교적 여유로우신데요, 한국은 그렇지 못하죠.

-홍수진: 저희는 한국과 크게 교류는 하지 않으니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제가 느끼기에는 한국에서의 음악인으로서의 삶은 그다지 여유롭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규제도 많은 것 같구요.

-이지수: 한국에서는 제약이 외국보다는 많죠. 일단은 다른 오케스트라의 객원으로 악장이든 단원이든, 연주를 참여할 수 없게 되어 있죠. 다른 오케스트라의 경험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불가능합니다.

-홍수경: 안타깝네요.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이지수: 또 다른 오케스트라의 오디션에 참여하면 일을 그만 둬야 하는 오케스트라가 많습니다.

-홍수진/홍수경: 그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네요.

-이지수: 이런 폐쇄적인 분위기가 아니라면 서로 피드백을 얻으면서 상승효과로 발전할 수 있을 텐데 많이 아쉬운 점입니다.

-홍수진: 오랜 기간 한 오케스트라에 있다 보면 지칠 수도 있는데 그럴 때 다른 오케스트라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어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홍수경: 저희 오케스트라가 제공하는 큰 혜택으로는 단원들이 오케스트라에 소속된 좋은 악기들로 연주하는 것이고, 또 다른 혜택으로는 많은 단원들에게 다른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예요.

-홍수진: 오랜만에 솔리스트로 연주를 하게 되면 단원들로부터 다시금 인정을 받게 되고 좋은 혜택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로서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어떻게 오디션을 보게 되었어요?

-홍수진: ㅎㅎ 어떻게 흘러가다 보니 오디션을 보게 되었어요. 덴마크에 와서 수경이가 먼저 왕립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였고 저는 국립오케스트라의 악장이 수경이 남편과 아는 사이였는데 부악장 제의를 받게 되었어요. 비엔나에서는 학사과정에서 오케스트라와 엑섭교육이 중요해서 공부했었지만 오래전 일이였죠. 그런데 합격을 했어요.

1년 후에 악장 세 명 중에 한 명이 퇴사하면서 악장 제의를 다시 받았고 시즌 당 22주만 연주하면 되니까 다시 오디션을 봤었죠. 오케스트라 연주자로서 이제까지 생활하는데 지원받은 악기는 과르네리이고 수리, 교체, 보험 등 악기와 관련해서는 모든 지원을 받고 있고 실내악과 다르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연주를 하니 재밌더라구요.

-홍수경: 트리오는 가족끼리 함께 연주를 하고 있지만 이곳은 방송국이다 보니 정말 오케스트라 사람뿐 아니라 다른 분야 사람들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단조롭지 않고 흥미로운 것 같아요.

•엑섭을 비엔나에서 배웠지만, 그동안 실내악활동으로 멀어졌었는데, 처음 오케스트라활동을 하시면서 힘드시지 않으셨나요?

-홍수진: 너무 힘들었죠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이런 경우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홍수진: 저한테 제일 중요했던 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였어요. 저 말고 다른 분들은 오랜 기간 모든 레퍼토리를 알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저는 그 안에서 제 음악에 충실하고 제 음악을 주장하면서 돌파했던 것 같아요.

제 나이가 어렸지만 덴마크에서는 나이차에 대한 선입견이 없고 또 제가 하는 일에 믿음을 가지며 점차 자신감을 얻어갔던 것 같아요. 부악장, 악장 수습기간 모두 합해서 2년 반 정도였는데 그동안에도 응원해 주는 단원들 덕분에 우려했던 것보다 수월하게 보냈던 것 같아요.

-홍수경: 초창기에 세헤라자데 리허설때 제가 항상 박자보다 먼저 들어오는데도 첼로파트에서는 오히려 인간적으로 대해 주며 이끌어 줬고 저의 가능성을 보면서 믿어 주었던 것 같고 수습기간 동안 단원들한테서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제가 7년간 다닌 왕립오케스트라는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였고 현재의 오케스트라는 심포니오케스트라인데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정말 많이 다르더라구요.

•언제부터 오케스트라생활을 하셨죠?

-홍수경: 저는 2003년부터, 언니는 2004년부터 했어요.

-그럼 한 15년 정도 됐으니 이제는 모르는 레퍼토리가 없고 노련미가.. ㅎㅎ

-홍수진: ㅎㅎㅎ 저보단 수경이가 처음에 오페라로 시작해서 많이 힘들었죠.

-홍수경: 오페라 악보가 굉장히 두껍잖아요. 정말 연습 많이 했어요. ㅎㅎ 제가 가장 듣기 싫었던 이야기가 트리오와 오케스트라를 병행해서 하니 제대로 못한다는 말이였어요. 그래서 연주를 위해 이동 중에도 아이팟으로 계속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전 연습할 때 악기로 연주도 하지만 악보 보면서 음악듣고 음악을 이해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랜 기간 오케스트라생활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붙게 되는 잘못된 습관들이 있는데 이것을 떨쳐버리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홍수진: 아무래도 오케스트라를 오래 하다보면 비브라토도 습관적으로 하게 된다든지 활도 긋기보다는 때린다든지 하는 나쁜 점들이 생기는데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개방선을 긋고 하루에 한 번씩 스케일을 체크하면서 귀를 업데이트 시켜 주어요.

-홍수경: 자기의 잘못된 점은 잘 몰라도 남의 잘못된 점은 확실하게 들리잖아요. 가끔씩 저희가 연습하는 걸 녹음을 해 보면 음정이 낮다든지 비브라토가 끊긴다든지 활에 악센트가 들어간다든지 딱 들리더라구요.
그리고 항상 30분 동안 스케일을 꼭 하는데 만약 안 한다면 참 힘들 것 같아요.

-홍수진: 저희는 트리오를 하면서 지적을 많이 하는 편이예요.

-이지수: 지난번 리허설 때 보니 서로 비평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ㅎㅎ

-홍수진: 네. 연주 후에도 칭찬보다는 서로 비평을 많이 하죠. ㅎㅎ 특히 수경이 남편이 제일 심한데, 하다못해 스트링의 피치카토까지 비평을 하곤 하죠.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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